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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그래서 당신을 못버려 > 살며 생각하며

내가 그래서 당신을 못버려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24-01-24 20:21:40
조회수
1,063

연이틀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현재 전기가온으로 꿀벌을 기르고 있는중인데 이시기의 많은 눈은 치명적인 피해를 볼수 있기에 만반의 대비를 해야 하지요.

그중에 하나가 꿀벌들이 먹을 신선한 물을 벌통내부에 공급하는 일인데 강추위에 자동급수라인이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밸브만 열면 먹이,물이 벌통안에 적당량 공급되는 편리함이 사라지고 

물이 필요한 꿀벌들은 물을 찾아 밖으로 쏟아져나와 흰눈에 낙상하는 피해가 이루말할수 없지요.

아침이 밝아온후에 조치를 하면 이미 늦을듯하고 

어떻게든 밤에 급수를 재개하는 방법을 찾아야 했습니다.


자그마한 미니펌프를 이용하여 벌통마다 입구에 물을 불어넣어줄까 하다가 그것도 임시방편....

힘들지만 급수라인을 새로 만들기로 하고 한밤중 흰눈이 쌓인 마당에서 헤드랜턴을 쓰고 작업을 시작하였지요.

벌통앞으로 호스를 새로 깔고 벌통으로 연결되는 작은 호스를 연결할 구멍을 일일이 뚫어 기존의 호스를 그곳으로 옮겨 새로 꽂습니다.

마눌이 싫어하는 개구리작업복을 입고 벌통앞에서 뒹굴다시피 작업하는데 눈은 밤새 내리는군요.

힘들게 힘들게 작업을 마치고 방안에 들어오니 그때까지 잠을 안자고 티비를 보고 있던 마눌은 작업복의 눈을 털라고 난리입니다.

그냥 두면 마르고 습도도 공급되니 괜찮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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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오전내내 이어져 벌통을 모두 덮어 버려 환기불량이 우려됩니다.

벌통앞의 눈을 치워주는등 이런저런 일을 하다가 따뜻한 집안으로 들어오면 몸을 쉴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것에 안도하고 

기다리는 마눌이 너무너무 고맙게 느껴지지요.

뭐 사실은 발을 이불속에 넣고 티비만 보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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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땐 옛날 생각이 납니다.

내집없이 월세 1만5천원에 방한칸과 터를 빌려 꿀벌을 기르던 총각시절...

간단한 자재마저 보관한 단 한평의 창고도 아쉬웠던 시기...

할부도 끝나지않은 1톤트럭외에 이동천막이 전부였는데 그때에 비하면 지금은 천지개벽이 될만큼 발전했지요.

특히 이렇게 추운 겨울날에는 그때의 마눌이 참으로 대단한 결심을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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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털터리 벌쟁이와 결혼한 당신도 참 대단해, 쉽지않은 결정이었을텐데..

그래서 내가 당신을 못버려~"

마눌에 대한 고마움을 허세로 표현하는 저를 마눌은 이해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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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5센티 장화가 넘실넘실하군요.

이번눈이 마지막이 되어야 할텐데....

그저 눈은 순조로운 봄벌기르기에 지장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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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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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은님의 댓글

가은
작성일
얼레리 꼴레리~~~
영숙을 향한 동신이의 사랑고백~~!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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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이 나이에 사랑고백은 아니고 뭘까요~ㅎ
오랜만에 오신 가은님은 제자리 찾았을까요?
어떻게 지내시는지 많이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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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은님의 댓글의 댓글

가은
작성일
날마다 눈팅합니다..(앗, 답을 이제 다는 거 보니 그제 어제는 안 왔었네요.ㅋ)
무소식이 희소식이어요.
무탈하게 지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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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무난히 무탈하게=변화없이 그대로
그렇게 해석되는군요.
그럼 좋은 소식이 없다는 결론~
새해 복많이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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