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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님과 통화를 하면서~~ > 자유게시판

고객님과 통화를 하면서~~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22-06-21 08:30:35
조회수
1,524
사람 사는것이 꼭 돈으로 되는 세상은 아니란것을 나이가 들면서 느끼게 됩니다
물론 많으면 좋겠지만 그것만큼은 내 마음대로 되는것이 아니지요
결혼해서 얼마나 힘들었던지 지금 같은 상황이 오면 난 도망갈거라고 가끔 남편한테 농담을 하지만
그 시절이 다시오면 지금은 헤쳐나갈 자신이 없는것도 사실입니다.
그만큼 정말 힘들게 살아온것 같습니다
어제 밥 먹으면서 무슨 말끝에
"당신 각시는 다른사람과 다르게 결혼해서 몇년동안 죽을때까지 써야할 힘들 다 썼어"
"이젠 힘들어. 당신 마눌이 로봇인줄 알어" 했더니 아무말도 않고 밥만 먹습니다.
사람의 힘으려 견디는것도 젊었을때 가능한것이란것을 느끼는 요즘입니다.

하지만 가끔 생각해보면 긴 세월만큼 가진것도 많아졌습니다.
우리 둘에서 든든한 아이 셋이 있고
한사람도 없던 고객님이 지금은 엄청나게 많이 계시고
남의 집 살이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집도 있고
남들이 같고있는 작은 땅덩이도 있고 우리의 발이 되어주는 차도 있으니
이정도면 부자가 아닌가 싶습니다

어제 오래된 고객님과 처음 통화를 하게 되었습니다.
늘 소리없이 많은 주문을 하시던 분인데 갑자기 잘 안보이셔서 가슴 한켠에 무슨일이 있나 싶었지요.
건강이 조금 안 좋단 문자까지는 주고 받았는데 그후로 연락이 안되어 혼자 걱정만 했었습니다
내가 아니어도 늘 바쁘게 사시는것 같아 전화를 안했단 말씀과 그동안 있엇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우리만 고객님들을 걱정하고 생각하는게 아니란것을 또 알게 되었습니다
그분도 본인을 기억하고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줄 몰랐다고~~
통화를 하면서 가슴이 편안해집니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면서 자매가 말을하듯 그렇게 할수있어 넘 좋았습니다.
우리의 나이가 되고보면  정말 중요하지않은것은 따질것도 없고 아웅다웅 싸울것도 없고
모두가 친구가 되는 나이가 아닌가 싶습니다
판매자와 고객분이 아닌 인생사도 같이 나눌수있는 분들이 이렇게 많으니  얼마나 좋은지요?
지금까지 살면서 제일 얻은것이 많은것은 바로 우리 주위에 이런분들이 많다는것이지요

사실 자주 보이던 고객분들이 안보이시면 먼저 염려부터 됩니다
연세들이 있고보면 무슨 일이 생겼나 싶기도하고
올봄에 있엇던 일입니다
로얄제리를 몇년 계속 예약해서 가져가시는 분인데 올해도 전화로 예약을 하셨는데
아무리 전화를 해도 연락이 안됩니다
그럴분이 아닌데...
코로나란 무시무시한 넘이 모두를 괴롭인 세상인지라 갑자기 가슴이 쿵 ^^

문자를 보내도 답이 없어 전화를 하니 안받으십니다
다음날 다시하니 이번엔 받을수 없다고 나오고
며칠있다 다시하니 이번엔 없는 번호로 나옵니다
남편한테 그동안 있엇던 이야기를 하면서  생각하기 싫은 단어까지 떠 올리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얼마가 지난후 그분한테 연락이 왔습니다
문자도 못 받았고 전화도 안 왔다는 겁니다
어찌 되엇거나 목소리를 듣는 순간에 몰려오는 그 기쁨 그 느낌은 말로 표현을 할수가 없습니다
이상해서 확인을 해보니 폰 바뀌면서 제가 폰번호 한자리를 잘못 입력했던 겁니다
얼마나 다행이던지요.
그날 하루가 나도 모르게 룰루랄라하게 되는것은 왜 였을가요?

또 지난번 통화를 했던 고객님
우리집에도 가족이 한번 다녀갔고 톡으로 가끔 안부도 주고 받는데
지난해 한번에 양쪽 부모님을 잃고 힘들어 했었습니다
살을 엄청 뺐다는 이야기부터 시작해 서로 이야기를 나누다 이젠 힘들다는 소리에
"언니 언니가 건강해야지. 언니네가 그만두면 우리 아이들은 어디서 맛있는 꿀을 먹어요"
그렇구나. 우리가 그만두면 그런일이 생기는거였구나.
말은 이렇게해도 금방 그만두겠어. 힘들면 좀 줄이기는 하겠지! 하면서
이렇게 우리를 걱정하고 염려해주시는 분들이 우리의 제일 큰 재산이 아닐까요?
돈은 있다가도 없지만 우리를 믿어주고 늘 소리없이 함께 해주시는 우리의 든든한 분들이 계시기에
오늘을 살아가는 큰 힘이 됩니다
같이 믿어주고 그 믿음을 깨지않게 우리또한 끊임없이 노력하며 살겠습니다
오늘도 우리모두 홧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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