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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더운날에 > 살며 생각하며

가장 더운날에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07-07-27 00:34:54
조회수
2,062

장마가 끝나기전에 해야 할텐데....
땡볕이 강하기전에 해야 할텐데....
미루던 무주의 뽕나무밭에 갔다왔습니다
이곳도 역시 내키보다 훨씬 큰 잡초들이 무성합니다

한번 스치기만 해도 살갗이 금새 빨개지는 한삼덩굴
1년생 풀이면서도 얼마나 억센지 주렁막대기를 만들수 있는 명아주
그러나 엔진소리도 요란한 칼날앞에 견딜재간은  없습니다

올봄에 심은 뽕나무는 그렇게 큰 잡초밑에서 살아있는 것만으로도 다행이고
잡초와 구분이 안돼  잘려나간 뽕나무도 수십그루....
다행히 잘린 뽕나무는 금새 다시자라 다른나무 못지않게 크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리 큰 염려는 되지않았습니다

이미 다리는 여기저기 한삼덩굴에 할퀴어 엉망이고
등에서는 나도모르게 땀이 줄줄 흘러내립니다
반바지를 입고 작업하는 것은 위험천만이지만 더운날씨에 어쩔수 없고
밀짚모자마저 챙기지못해 더욱 덥습니다

 고속으로 돌아가는 칼날에  튄 작은 돌이나 잡초들은  눈을 노리고 달려듭니다
신이 자기를 버렸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꼭 예초기로 풀을 베어보라고 권하고
싶은 마음이지요

어둑어둑해질 무렵에야 집에 도착하였지만 발목까지 닿는 마당의 잔디가 거슬립니다
거름한번 안하는데 뭘먹고 이렇게 빨리 자라는지....
잡초와 섞여 무성한 마당이  눈에 들어올때마다 스트레스가 쌓이니 이것도 해치우기로 마음먹고 다시 예초기를 멨습니다

낮에는 너무 덥고 벌마저 달려드니 차라리 밤이 낫습니다
밤이라서 더욱 멀리 퍼졌을 엔진소리에 미안하기는 했지요
중복날 점심도 못먹고 저녁은 9시가 다되어 먹을수 있었습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로얄제리는 채취만하고 끝냈습니다
날씨는 너무 덥고 각시의 팔마저 성하지못하니 쉬어가기로 한것입니다
예전에 내가 이충작업을 할때는 어깨가 아팠었는데 재작년부터  이충작업을  모두 각시에게 맡겨버렸더니 각시의 손목과 팔이 속을 썩입니다
아직 로얄제리 10년은 더해야 하는데......

골프장을 하려는 사업자와 마을 대표들이 만난 오후 두시
한바탕의 소란을 겪고 그 시간도 지나갔습니다
그돈이면 평생을 놀면서 펑펑 써도 될것같은데 왜 그리 욕심을 부릴까....

"헛되고 헛되며 헛되고 헛되니
사람이 해아래서 수고하는 모든것이 헛되도다"
첫귀절이 아마 그렇게 시작되었지요
옛날 교회다니면서 보았던 성경의 "전도서"에 나온 다윗의 시로 기억됩니다

나는 무엇을 위해 이리 바쁠까...
다윗의 탄식이 나의 탄식은 되지않을까.....
당분간 로얄제리 작업을 중단하고 숨좀 쉬어볼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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