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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흥아 고흥아 > 살며 생각하며

고흥아 고흥아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10-08-25 00:00:21
조회수
2,555

꿀벌기르기는 어느것하나 중요하지않은 것이 없지만 그중에 봄벌을 기르는 것은 그해의 생산량을 좌우하므로 더욱 중요한 일이다
옛날 막내가 태어나기전에 2년을 내려가서 봄벌을 길렀던 고흥
내년봄에 다시갈까 하고 적당한 자리를 물색하다 괜찮을듯하여 답사를 가기로 하였다
항상 마눌과 같이 일하고 같이 움직이다가 혼자왔더니 이게 왠일?
말이 필요없었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 결정하고, 아무데나 마음내키는대로 핸들을 돌려 골짝으로 들어가고....
혼자서 시간을 보내다가 나오고 싶을때 다시 돌아나오고....
이렇게 홀가분하다니~

그런데 고흥은 변해있었다
이른봄 3월부터 꿀이 넘쳐흐르던 풍요의 고장 고흥이 아니었다
수도 없이 많은 꽃을 피워 넘치도록 많은 꿀을 내던 가소래기는 간곳없고
숲가꾸기라는 이름으로 나무밑을 아주 깨끗이 청소해버린 고흥
수십년을 자란 그 나무들이 아깝지도 않았을까
꿀이 없는 숲은 허깨비같아서 아무리 마셔도 채워지지않는 갈증인데
가소래기는 원래 키가 큰 나무가 아니고 그늘을 좋아하는 나무여서 다른나무에 해를 끼치지도 않는데
그 좋은 나무들을 모조리 베어 없애다니

숲이 당신들에게 무얼 해달라고 하던가
그 나무들이 당신들에게 무얼 달라고 요구하였던가
고흥이 아름다운건 당신이 아름답기 때문이라고??
고흥이 황량한건 당신들이 멍청하기 때문일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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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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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정님의 댓글

신수정
작성일
제 고향이 고흥인데...
이렇게 변한모습을 글을 통해 접해보네요..
꿀이 없는 숲이 허깨비같다는 말씀이.. 자꾸 마음에 걸리네요.
이제 그만 있는 그대로의 자연을 사랑 했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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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고흥이 고향이셨군요
너무 화가나서 화풀이를 좀 했는데 그동안 고흥의 기억이 너무 좋았기때문입니다
그 옛날 고흥에서 벌을 키울때 아직 말을 못하는 둘째의 팔이 빠진것을 고쳐주고 돈을 안받았던 체육관 관장님이 있었던곳이고 1주일만에 내려가는 우리를 위해 미리 아궁이에 군불을 때주던 할머님들이 계신곳이 고흥이었으니까요
지금도 그마을이 눈에 선합니다
노랑색이 화려한 개나리도, 정열적인 붉은 장미도 꿀이나 꽃가루가 없으니 우리 양봉가들에게는 역시 허깨비로 보이니 꿀이 없는 나무들로 가득찬 숲은 더욱더 허깨비로 느껴지는게 사실입니다
뭔가 채워지지않는 허전함이 있거든요
관심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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