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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채밀후기 > 공지사항

2012년 채밀후기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2-06-01 08:00:12
조회수
5,602

           2012년 채밀후기

기대와 불안속에 맞았던 2012년의 아카시아철이 지나갔습니다
대한민국의 산야에서 수십년동안 맑고 깨끗한 꿀을 쏟아내던 아카시아나무가 뜻밖의 해충을 만나 고사되어가기를 5 ~6년.....
가장많은 꿀을 쏟아내는 아카시아나무가 없다면 한국의 양봉은 존재할수가 없기에 까맣게 타들어가던 양봉가들의 속내를 일반인들은 몰랐을테지요

그러나 재작년부터는 완전히 회복하여  우리 양봉가들의 얼굴에 웃음꽃이 살아나고 있습니다
아카시아꽃이 지면서 잎은 노랗게 단풍이 들어 떨어지고 꼬불꼬불 말려있는 아카시아잎을 따서 펴보면 그안에 대여섯마리씩 번식하던 잎굴파리의 애벌레도 이젠 볼수가 없습니다
천적이 생겼거나 한국의 기후에 맞지않아 새로 출현한 그 해충이  없어진것이지요

그렇게 살아난 아카시아나무는 이제 너무 생생하며
규칙적으로 내리던 봄비때문이었을까요?
작년에 이어 올해도 쏟아붓듯이 많은 꿀을 우리에게 제공하였습니다.
앞으로도 아카시아는 잘필것이고 기온이 맞고 이동지역만 잘 잡으면  어느곳에서나 대풍을 맞을수 있다는 확신을 누구나 가질수 있게 되었습니다

아카시아꿀은 물처럼 맑고 거부감없는 무난한 맛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좋아합니다
그러나 저는  아카시아꿀을 그리 높이 평가하지않습니다
아카시아꿀보다 향기로우며 더 부드럽고 맛이 더좋은 귀한  꿀이 있기 때문이지요
그것이 바로 때죽나무와 옻나무꿀, 야생화꿀입니다

작년엔 2곳에 나눠 벌을 배치해 꿀을 떳으나 올해는 옥정호의 2봉장을 추가하여 3곳에 나눠놓고 꿀을 뜹니다
그렇게 해야 질좋고 맛있는 꿀을 종류대로 고루고루 생산할수 있으니까요
아카시아꿀 한가지에 올인하는 운영과 여러곳에 벌을 나눠놓고 다양한 꿀을 소량씩 생산하며 로얄제리에 열중하는 저의 운영방법....
올해는 2차지의 아카시아꽃에서도 꿀이 쏟아져 로얄제리를 생산하던 제가 수입으로 보면 오히려 바보가 되었습니다만 로얄제리는 중단할수 없는 저의 사명, 운명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어떤 건강기능식품이  로얄제리의 재주문율을 따를수 있을까요?
건강기능식품에서 제외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고온건조한 날씨로 인해 작년보다 많은 양의 고숙성꿀을 뜰수 있었습니다
저의 고숙성꿀에 대한 기준은 인공농축하지않고 수분함량 18%이하입니다
보충설명드리면, 원래 꽃에서 나오는 꿀은 수분이 너무 많아 설탕물같습니다.
이 묽은 꿀을 꿀벌들이 가져와 저장해놓고 수만마리 꿀벌들의 체온으로 수분을 증발시키고 환기를 시켜 진한꿀을 만들어 숙성시키는 것입니다

묽은 꿀에서 수분을 날려보내는 꿀벌들의 지혜는 참으로 대단하지요
우선 벌통내부 6각형의 벌집에  여기저기 조금씩 수도없이  펼쳐놓고 부채질을 합니다
물처럼 묽은 꿀을 한꺼번에 많이 저장해놓으면 아래로 쏟아질수 있기때문에 쏟아지지않을 만큼 조금씩만 분산저장합니다.
6각형의 벌집도 언뜻보기에는 수평이지만 자세히보면 약간씩 위로 치우쳐있어 아래로 쏟아지는 것을 방지합니다
꿀이  진해지면  더 많이 저장할수 있도록 합치고 새로 생긴 빈방에는 새로 들어오는 묽은 꿀을 또 분산저장합니다.  
꿀은 끊임없이  계속 들어오고 내부에서 일하는 일벌들도 쉴새가 없고...
꿀벌들이 꿀을 옮기는 모든 작업은 혀로 흡수하여 뱃속의 꿀주머니에 넣고 운반하니  이 작업중에 꿀벌 체내의 소화효소가 꿀에 섞이므로  상당히 중요한 과정이기도 합니다 .
시간이 많이 소요되는  작업이지요

대량생산 체제에서는 이 고숙성 꿀을 뜨기가 어렵습니다
복지부 기준은 수분 20%이하이고 그기준을 기계로 농축시킬수밖에 없고 심하면 30%이상의 수분을 함유한 꿀을 떠서 농축시키는 경우도 부지기수입니다
벌꿀속의 수분함량은 단 1%도 그 차이가 상당합니다

묽은 꿀을  생산할때와 고숙성 18%의 꿀을 생산하는것을 비교한다면 18%의 꿀을 생산할때 생산량이  절반이하로 줄어듭니다.  이처럼 댓가가 크니  생산자 입장에서는  가격에 비해 결코 수지맞는 선택이 아닌것입니다
대한민국에서 생산되는  벌꿀 99.9%가 농축시킨 꿀이고 꿀벌들에 의해 자연숙성된 벌꿀은 0.1%도 안되는 현실은 당분간 변하지 않을것입니다. 
왜냐하면 소비자들의 선택이 적으니까요.
소비자들의 선택이 적은 까닭은 경제가 어렵기도 하지만 꿀을 잘 모르기 때문이고.....

고숙성꿀은 가장 완전한 꿀이며 이 이상의 꿀은 없습니다
꽃이름을 붙일수 있는 고유의 향기를 충분히 간직한 꿀을 뜨기도 어렵고 그중에서도 고숙성 꿀을 뜨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6년만에 생산했던 작년의 감로꿀도 인공농축하지않은 고숙성꿀이고 현재 고숙성꿀로 올려져있는 꿀과 오늘중으로 올릴 예정인 고숙성 옻나무꿀의 품질은 참으로 좋습니다
고유의 향기와 맛을 가지고 있으며 너무너무 부드러워 입안에서 스며들듯이 없어지지요
제 기준에 가장 부드러운 꿀은 고숙성 때죽나무꿀입니다(현재 고숙성꿀, 고숙성 때죽나무꿀로 이름변경예정) 

그렇다고 제가 생산한 고숙성꿀외 일반꿀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은 절대로 아닙니다
인공농축과정을 거쳤지만 거의 대부분 21%대의  꿀을 채밀하였으며 수분제거량이 적은만큼 꿀에 미치는 영향도 적습니다. 일반꿀도 많은 고객님들께 호평받은 까닭이지요

옥정호의 2봉장엔 임시방편으로 콘테이너를 갖다놓고 지붕을 하여 직사광선을 차단했습니다
로얄제리를 생산하려면 냉장고가 필요하고 냉장고를 보관할곳이 양봉용 천막으로는 감당이 안되니까요
빠르면 올해안에 방문하시는 고객님들과 우리가 여름용으로 사용가능한 주거시설을 지을 예정이고 아마 내년쯤엔 고객님들과 함께 고숙성꿀을 채밀하는 즐거움을 가질수 있을것입니다
양봉가가 꿀을 뜨는 현장을 공개하는것이 얼마나 어려운지 일반인들은 모르실것입니다
꿀의 품질이나 위생상태가 뒷받침되지않으면  엄두도 못낼 일이니까요
 
지금도 꿀을 뜨는 시기이고 야생화꿀과 밤꿀이 남아있으며 초가을엔 붉나무꿀도 채밀가능합니다
새로운 2양봉장에는 산골짜기마다 100년이 넘은것으로 추정되는 감나무들이 무지 많습니다
이곳에서는  어떤 맛의 꿀이 생산될지 저도 궁금하네요

2012년에도 두승산밑 꿀벌집과 함께 더욱 건강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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