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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벼락맞은 대한민국 > 공지사항

꿀벼락맞은 대한민국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07-04-28 07:50:42
조회수
3,991
    
7월 1일 집에 들어왔으니 벌써 보름이 다되어 가는군요
그간 가끔 컴에 앉아보긴 했으나 차분히 글을 올리기는 처음입니다

양봉업이란것이 집에 있어도 바쁘고 이동해도 바쁜일
최종 이동지인 무주에 있을때는 그래도 마지막자리이니 훨씬 여유가 있었는데
흠이라면 땡볕에 벌을 놓고 관리하며 로얄제리를 생산해야 하는 것입니다

5시 30분에 일어나 일을 시작해도 1시는 되어야 끝나쨉?br /> 등으로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은 내집의 칡넝쿨과 등나무 그늘을 더욱 그립게합니다
로얄제리를 채취한 후
아침을 먹고 다시 새끼를 이충하는 작업을 해야하는데
새끼를 옮기지않으면 3일후 수확이 불가능하니 안할수 없지요

시간은 10시경
밀짚모자만으로 해를 가리기는 너무 부족하여 새로 개발한 방법이 있는데
바로 옆을 흐르는 물속으로 옷을 입은채로 거의 상체까지 담궜?다가
나와 일을 시작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해도 얇은 여름옷은 금새 말라버리고 등에서는 땀이 줄줄 흐릅니다
원하는 이충판이 쉽게 나오지않으면 중간에 한번 더 들어갔다가 나오고
밀짚모자도 물에 담갔다가 꺼내어 쓰는데
하여간에 한여름의 로얄제리 생산은 정말 고역이군요

집에서 무주를 오가는 길엔 섬진강 상류인 정읍의 옥정호와 진안의 용담댐이 있습니다
물이 넘실거리는 아름다운 호수들이
만수위때 물이 가득찬 자국만을 산허리에 남기고 물고기들의 놀이터였을
강바닥엔 잡초가 무성합니다
우리는 잘 느낄수 없지만 상당히 가물었군요
서울의 팔당댐이나 강원도 대부분의 댐들도 마찬가지 였을것입니다

한강물이 계속 흐른다고 물걱정이 없을거라구요?
바닥이 드러나는 팔당댐과 춘천의 댐들은 흥청망청인 서울시민을 위해
피를 짜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끝없이 내리쬐는 태양은 한없이 지구를 달구며
호수와 강의 모든 물과
모든 식물의 한방울의 수분까지도 흡수해 가버릴거라는 공포....,,,
느껴보지못하셨는지요

다행히 6월이 가기전에 시작된 장마는 뜨겁게 달구어진 대지를 물을 쏟아
식히고 두꺼운 구름으로 태양을 감싸버리니
기세좋던 7월의 태양도 힘을 쓰지못하고 기가죽습니다
한여름의 중간에 장마철이 없었다면 벌어졌을 결과들을 상상한다면
우리에게 있어서 장마는 고맙기만 한 존재인것이지요

물을 찾아 아래까지 내려오던 노루들도
이젠 더 가까운곳에서 물을 마실수 있을테고
산허리에 있던 물자국과 수면의 차이는 서서히 줄어들것이고
모든 식물들은 다시 활기를 되찾아 넉넉히 꿀을 분비하겠지요

초봄의 사스레피나무,산벚나무와 진달래,자운영등 모든 꽃에서
꿀이 쏟아진다는 저의 글을 기억하시는지요
올해는 꽃이란 꽃은 모조리 꿀을 쏟아내는 대풍작이었습니다

산골짜기의 때죽나무꿀과 옻나무,밤꿀 역시 풍작이었는데
특히 어디에나 많은 밤나무꿀은 뜨지못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밤꿀만은 순수하게 뜨기가 힘들어 그동안 아예 포기하고 밤꿀을 뜨지않은
저도 올해는 밤꿀을 떴습니다

작년초 94년은 60년만의 대풍이 될거라고 예상한 주변 봉우의 말은
아마 올해였는가 봅니다
작년은 오히려 기록을 찾아볼수없는 대 흉작이었고 올해는 기록을 찾아볼수 없을 정도로 풍작이었으니 말이지요
적어도 남부지방에선 그랬습니다

이상하게도 남부에서 잘난 아카시아꿀이 중부지방에선 어이없을 정도로
적게 났으니 참으로 이해못할 일이 있었지만....

중부지방의 아카시아꿀만을 제외하면
올해 대한민국은 꿀벼락을 맞았습니다
꽃이라고 이름붙은 것은 거의 모두 꿀이 쏟아졌고
심지어 나뭇잎에서조차 꿀이 쏟아졌습니다

집에 남겨놓은 3단 벌통 6개는 한통당 1말의 꿀을 떳고
나머지 약군 70여통에서도 적어도 꿀벌이 장마철 한달은 먹을 정도입니다
적은 숫자를 부업으로 운영하는 양봉농가들이 올해는 중부지방으로 이동한
전업양봉가들보다 더많은 꿀을 뜬경우가 허다하였으니 너도나도
이렇게 꿀을 많이 뜬 해는 처음이라고 합니다

나뭇잎에서 꿀이 쏟아졌다니 이해가 안갈것입니다
아직은 생생한 2차지역의 아카시아꽃을 두고 때죽나무꿀을 뜨기위해 무주로
이동한 그때 예상대로 꿀벌들은 일을 잘하였고 다른해엔 한번밖에 뜨지못한
때죽나무꿀을 올해는 두번 채밀하였습니다

저온 현상으로 너무 수분이 많은 꿀이 들어와 일벌들이 엄청 없어져
벌과 꿀을 바꾼 결과가 되었지만 3차도 가지않고 2차도 포기하고 내려온 보상은 받은 셈입니다

다른해 같으면 꿀이 거의 끝나갈때가 되었는데
한낮이 되면 꿀벌들이 부지런히 일을 시작하는 신기한 현상을 보게되었습니다
(꿀이 들어오면 아침부터 활동을 시작하고 시간이 오후로 갈수록 활동이 적어짐)
꽃이 없어도 들어오는 꿀
하루이틀이 아니고 10일 이상 계속들어온 그꿀을 경험많은 선배님은
'감로꿀'이라고 하였습니다

'감로꿀'이란 고온 건조한 기후가 장기간 계속되면
식물들은 당분이 있는 액체를 분비하여 잎을 코팅해 수분증발을 억제합니다
나무들이 잎에서 분비한 당분을 꿀벌이 먹기위해 모아오는 것이지요
참으로 신기한 자연현상이고 참으로 지혜로운 식물들입니다

성경과 불경에도 감로(甘露)에 대한 언급이 많습니다
태평성대에 하늘이 내리는 선물이라는 해석도 있던데 지금이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관찰에 관찰을 거듭한 결과 저는 아래와 같은 결론을 내렸습니다

1.  감로꿀은 습도가 적은 지역에서만 나옵니다.
여름의 고산지대는 습도가 적어 그만큼 식물들의 수분손실이 많기때문이고 일반지역에선 습도가 높아 상대적으로 잎에서 발산되는 수분손실이 적어 식물들이 구태어 수고할 필요가 없기 때문입니다

고산지대가 아니라도 습도가 적은 봄 가을에 장기간 가뭄이 들면
어느곳이나 감로가 나올수 있습니다.
약 7~8년전
봄 가뭄이 심하였을때 한번 뜬적이 있으나 양도 적고 먹이가 섞여있어
다시 꿀벌의 먹이로 주었던 일이 있습니다
고산지대엔 열대야가 없지요. 아무리 더운 한낮에도 그늘밑으로만 들어가면
시원한것은 고산지대엔 습도가 낮기 때문입니다

2. 거의 모든 나무가 감로를 분비합니다
  잎이 넓어 수분 증발이 많은 나무일수록 많은 감로를 분비하며
꿀벌들이 미쳐 가져가지못하고 남은것은 아래로 흘러 나무 자신은 물론 그 나무밑에 있는 풀잎등이 끈적끈적합니다.

3. 잎이 넓은 나무일수록 분비량이 많습니다
잎이 어른의 손바닥만큼 큰 도토리나무가 가장 분비가 많고
그 다음이 뽕나무,좀 작은 상수리나무등입니다
느티나무,때죽나무,철쭉에서도 감로가 납니다
잎이 넓을수록 증발되는 수분이 많을테니 당연한 결과입니다

4,  햇볕이 뜨거운 한낮에 분비합니다
오전중엔 거의 분비가 없고 오후 1시~2시30분 사이에 가장 분비가 활발합니다. 한낮이 되면 일을 시작하는 희안한 현상이 이것으로 설명가능합니다
주변 나무들을 돌아가며 관찰하던중 불과 10분전까지도 없던 감로가 금새 분비되어 이슬처럼 반짝거리는것을 보았습니다

5. 감로는 진딧물의 배설물이 아닙니다

  예전에 자연농업 교육을 받고 쑥,미나리등을 흑설탕과 섞어 막걸리를 좀 넣어 물에 희석한후 나무에 뿌린바 진딧물이 얼마나 많이 모여 번식하였는지 단 한개의 나뭇잎도 빈곳이없고 나무 줄기에도 바늘이 들어갈 자리가 없을 정도로 진딧물이 번식하여 결국 그 자두나무가 그해에 말라죽어 버렸는데  그때 그곳에는 단한마리의 모여드는 꿀벌도 없었습니다

꿀벌들이 빨아와 꿀을 뜰정도로 배설하는 진딧물이 있다면 아무리 큰산의 나무들도 황폐화 되고 말것입니다
주변의 어느나무에도 진딧물은 없었고 피해를 입은 나무도  없었지만
딱 한번 작은 나무 한그루에 진딧물이 많은것을 보고 왜 이나무에만 진딧물이 있을까 생각하다가 내린 결론
"나뭇잎의 단물을 빨아먹기 위해 진딧물이 모여 번식한것이다".

경험많은 양봉가들은 대부분 감로꿀을 떠본 경험이 있는데
저는 고산지대로 이동한지 올해로 7년만에 처음 떳습니다

감로꿀은......

일반적으로 벌꿀은 인삼과 함께 열이 많은 식품에 속합니다
열이 많은 벌꿀을 열이 많은 사람이 섭취하면 더욱 열을 내게되어
역효과를 낼수도있지만 반대로 추위를 많이 타는 사람에겐 참으로 좋은 식품이지요
저도 옛날엔 발끝까지 이불을 덮지않으면 안될정도로 추위를 많이 탔지만 지금은 발이 덮이건 말건 신경이 쓰이지않을정도로 건강이 좋아졌습니다

땅속에서 자라는 사탕무와 땅위줄기로 자라는 사탕수수에서 만든
설탕의 성질이 다르며 벌꿀은 식물의 모든 정기가 모여있는 결정체이고 지상에서도 위로.....
나무끝에서 피는 꽃에서 분비되니 열이 많을수밖에 없다는 어느 도사님의 해석인데 감로꿀은 오히려 반대로 식물이 열에 견디기 위해 열을 식히기 위해 분비하는 물질을 꿀벌이 모아온것이므로 일반적인 꿀과는 다른 성질을 가지고 있을수도 있습니다

오히려 열이 많은 사람에게 좋을수도 있을거라는 추론이 가능하지요
설탕은 아주 달고 아카시아 꿀도 달지요
때죽나무꿀이나 야생화꿀은 당도가 덜한데 감로꿀은 더욱 당도가 적습니다
당도는 적고 수분증발과 밀접한 관계가 있는 꿀이니 아마 당뇨병 환자에게 특효가 있는지도 모르겠는데 아직 시험해볼 기회가 없군요

감로꿀의 맛은 그동안 제가 떳던 야생화꿀맛에서 느꼈던 고구마 엿처럼 구수한 맛이 나며 색깔은 밤꿀처럼 진합니다

저는 올해
벼르고 벼르던 승용차를 장만하였습니다
지금까지 타던 1톤 화물차
고갯길이 많은 무주한번 다녀올때마다 기름을 채워야 하는데 배기량이 3000 cc나 되다보니 경유값이 휘발유값 못지않은 요즘은 너무 부담이 되고 오래된지라 승차감도 좋지않고 너무 시끄러웠지요

6월 16일부터 스포티지값이 오르니 빨리 사라는 영업사원의 유혹에 넘어가
3년동안 314,000원 씩 부어야 할 의무가 지워졌군요

19991 cc의 적은 배기량에 1리터 14,6km 주행
오토는 편하기는 하나 연비때문에 수동기어를 선택하였습니다
8년된 낡은 화물차에서 최신형 승용차로 옮겨앉아 운전대를 잡아본 기분은 지옥에서 천국으로 올라온 느낌이군요
디젤인데도 엔진소리가 잘 안들려 도무지 감이 안잡힙니다

전륜구동에다 험한길을 자주 다니는 특성상 4륜구동이면 좋지만
LSD 만 있어도 부족함이 없습니다
눈길 빗길에 좋은 ABS가 기본이고 운전석엔 에어백도 있군요

뒷유리엔 열선도 있고
앞 양쪽 좌석엔 열선시트가 있어 겨울에 좋을것입니다
온도만 설정해놓으면 원하는 온도를 유지해주는 자동 에어컨도 좋군요
이곳저곳 수납공간도 많고......

이젠 명절에 서울을 갈때도 5인가족이 1톤 화물차에 구부리고 가는 일은
끝이 난것 같군요
자랑하려고 쓰는 글이 아닌데~~~

이미 많은 사람들이 누리는 편리함이고 저는 늦었는지도 모릅니다
그러나 아직 저보다 못한 환경에서 고생하는 사람들도 많은것을 저는 압니다
만족하지않고 감사하지않으면 그 행복을 신은 계속 유지하도록 허락해주시지
않는다는것 또한 압니다

돌아보아주신 고객여러분은 물론
제주변을 돌아보며 사는 자세 앞으로도 잊지않겠습니다

올해는 매실즙이 좀 늦었습니다
며칠 있으면 보내드릴 매실즙과 함께 이번의 감로꿀도 작은 병이나마 같이
넣어서 보내드릴 예정이니 맛보고자 하시는 분은 그때 올려주세요

올해의 이동후기는 이렇게 마칩니다
우리 모두와 우리의 대한민국에 항상 신의 가호가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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