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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속에 가는 재미 > 사진게시판

산속에 가는 재미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4-06-25 19:05:04
조회수
4,437

20140619_115011C.jpg

바다에가도 산에 가도 겨울만 빼면 먹을것이 많이있습니다

그런 재미때문에 자꾸 산을 찾는것인지도 모르겟습니다

어린시절 경기도 가평 깊은 산속에 살던 그시절

새벽에 나갔다 밤이면 오는 부모님 얼굴보는것도 농사철에는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늘 오시기전에 잠이 들었던 기억뿐입니다

어둠이 밀려오고 구구 슬프게 울어대는 비둘기소리와 요상한 새소리덕분에 늘 무서움에 떨었던것 같습니다

덕분에 지금도 어둠이 밀려오는 시간을 제일 싫어하는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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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이 들어오기전 임실에 있을때 로얄제리 끝나고 분봉통에 여왕이 무사히 나왔는지 내검을 하는데

기다리기 지루했던지 딸아이가 산길을 따라 올라갑니다

이른 봄같으면 고사리나 두릅을 따기위해 사람들이 드나들지만 요즘은 가끔 고라니녀석의 울음소리와

어여쁜 꾀꼬리소리만 들리니 딸아이 혼자 올라가는것을 보고도 냅두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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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 몇통 보고있는데 딸아이가 얼굴에 웃음을 가득 머금은채 내려옵니다

딸아이 손에는 빨갛게 물든 비닐팩이 들려있습니다

"많이 따왔지"하며 내민 손에는 붉게 물든 산딸기가 들어있었습니다

점심도 못 먹어 배가 고푼참에 돌아오는 차안에서 딸기로 배를 채웠습니다

새콤 달콤하면서 씨가 톡톡 씹히는 산딸기맛이 좋았는지 울 시랑 자꾸 달라고 합니다

2틀뒤 아빠 일 끝나기전에 얼른 갔다오자며 딸아이를 꼬득였습니다

산딸기 따러 가자고~~

세상에나 딸아이 말대로 오른쪽 길에는 없는데 왼쪽길은 모두 산딸기 나무가 가득합니다

아무도 드나든 흔적없는 산길

비가와서 나뭇잎들이 떠내려온 흔저밖에 없습니다

정신없이 둘이 배를 채우고 핸드폰을 눌러댑니다

금방 한봉지 따서 내려와 오는길 울 시랑 입을 다시 호강시켜주었습니다

푹 익어서 달콤한향이 진동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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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10여통 남겨놓은 벌통을 가져오려고 다시금 2봉장엘 갔습니다

벌들이 들어가기를 기다리는 시간이 길게만 느껴집니다

고기도 먹어본 사람이 먹는다고

갑자기 울 시랑 불러댑니다

집터 닦아놓은 윗쪽에 딸기가 빨갛다못해 까맣게 익었다나요

참나~~~ 나보고 어쩌라고

세상에 딸기가 엄청 많다며 나보고 사다리 가져가 따랍니다

목숨걸고 딸기 따 먹을일이 있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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콘테이너안에있는 지퍼팩을 들고 다시 산으로 향합니다

혼자 가려니 좀 무섭기는 하지만

역시나 산은 실망을 주지 않습니다

2~3일 지났는데 그사이 또 빨갛게 익은 산딸기들이 유혹을 합니다

딸기를 따는데 여기저기서 메뚜기들이 뛰어다녀 깜짝깜짝 놀랍니다

헐~~ 여기 메뚜기는 왜이리 큰겨

곱등이도 많고

봉장에 이상하게 생긴 곤충이 있다며 메뚜기도 아니고 귀뚜라미도 아닌것이 수염이 길다고했더니

우리 정우 "엄마 곱등이 아네요"

곱등이가 뭐라냐?

그소리 들은 딸아이 인터넷 찾아보더니 곱등이 맞답니다

암튼 2봉장엔 이상하게 생긴 메뚜기가 그것도 엄청 큰넘이 많습니다

사람을 봐도 도망도 안가고 벌통위에서 가끔 뛰어다니기도하고 쉬기도하는 녀석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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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참 딸기를 따고있는데 울신랑 부르는 소리가 납니다

마눌 도망갔나 확인하나?

모로겠다. 대답하지 말아야지

ㅋ 울 시랑은 세상에서 대답 안하는것을 제일 싫어합니다

마주앉아서 이야기하는데도 대답 안한다고 아이들을 잡습니다

이상할정도로 대답을 강요하는 신랑이 이해가 안가지만~~~

모른척 산딸기 따는 재미에 푹 빠졌습니다

새콤 달콤~~~

올라가면 계속 있겠지만 더가면 무서워서 포기하고 내려옵니다

딸아이랑 같이갔던만큼만 따고

내려오는 마눌손에 들린 봉지를 보고 금방 엄청땄네 합니다

아침에 가면서 마당에있는 주렁주렁 열린 보리수가 불쌍해서 몇주먹 따먹곤 아들녀석 한주먹 따다주니

싫다고 도리질을 합니다

"먹어 엄청 맛나"

"난 보리수 셔서 싫어하는데"

"보리수가 시다냐. 떫지~~푹 익어서 달디 달다" 하며 주고 갔는데

산딸기를 본 아들 한주먹씩 푹푹 먹습니다

보리수는 안 먹는다면서 산딸기는 먹으란 소리도 안했는데 어찌알고 먹나 모르겠습니다

가끔 산속을 찾는 재미~~

봄에는 고사리며 두릅들이있고 좀 지난 늦봄엔 산딸기가 여름엔 뻐꾸기 딸기가 또 손짓하겠지요

가을이면 여기저기서 툭툭 떨어지는 밤들이 또 유혹을 할겁니다

산에가는 재미가 이런것때문이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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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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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기님의 댓글

떨기
작성일
산딸기 따러 내려가고 싶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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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집아씨님의 댓글

벌집아씨
작성일
색이 너무나도 곱지요. 실은 저 딸기보다는 뻐꾸기딸기라고도하고 멍석딸기라고도하는 그딸기가 몇배 더 맛나요.  그런데 요즘 아이들은 저런것 따다주면 잘 안먹으니 세대가 다르긴한가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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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기님의 댓글

떨기
작성일
저도 지난 겨울 영종도로 이사온 후로, 시골? 생활에 푹 빠져있습니다.
두승산밑에 비교할 바는 아니지만, 수도권 도심에서만 살다 약간 외곽으로 나오니 이렇게 좋을 수가 없네요..
봄에 길가에 널려있는 쑥을 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벅차오르더라구요..ㅎㅎ
사람은 자연과 함께 사는 것이 창조주의 순리인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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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도심을 탈출하신 대업을 이루신 몇 안되는 분중의 한분이시군요...
저는 총각때~ㅋㅋ
봄이면 파랗게 돋아나던 새싹들을 보던 기억을 못잊어서 내려왔지요.
길가에 널려있는 쑥을 보는것만으로도 벅차오른다는 말씀 이해합니다.
자연을 좋아하는 사람은 사기꾼이 없다고 저는 주장합니다.
나중에 우리 2봉장에도 놀러오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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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기님의 댓글

떨기
작성일
고맙습니다 ~ 언젠가 꼭 신랑이랑 저희 콩이랑 같이 놀러갈게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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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윽, 저는 여태 떨기님을 남자로 알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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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기님의 댓글

떨기
작성일
제 이름이 좀 그렇죠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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