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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은 인연 > 살며 생각하며

끊은 인연

작성자
운영자
등록일
2009-08-13 09:14:35
조회수
2,732

아기는 부모를 인연하여 만나고
세상에 나오면 형제자매들과 친척들과 인연되어 만나고
곧 또래들과 친구들의 인연이 시작되니 사람뿐 아니라 세상 모든것들의 삶은 인연의 연속이다

더이상 인연은 없을것같은 산중에서 꿀벌을 기르던 시절이 지나고 인터넷을 파고드는 요즘에 더욱 많은 인연이 맺어지는 것을 보고 죽음의 순간까지 이어지는 인연의 끈과 업은 피할수 없는 것을 알았다

인연은 동물과도 이어지는데 그중에 인간과 친한 개와의 인연을 빠뜨릴수없다
그동안 우리를 거쳐간 수없이 많은 개들....

그중에 처남이 갖다준 포인터 "덜렁이"는 진안의 산골짝에서 여름을 보낼때 그 커다란 덩치와 녀석의 충성심을 의지한 시간이 많았기에 마음에 남는다
가끔 한밤중에 잠을깨어 녀석을 불러보면  한참후에 달려온 녀석은 헐떡거리며 천막안으로 뛰어들어왔다
그 깊은 밤, 그 산중을 헤매고 다니다가....

애써 심은 잔디를  파헤쳐놓았다고  땅에 패대기치던 주인에게 그리 관심도 없고 정도 없던 그녀석도 있었다
오랜동안 함께했던 순한 흰둥이 녀석
이녀석은 새끼를 낳아 걸음마를 시작하면  주인에게서 멀리 떼어놓으려는 본능을 가진녀석이었다
사료값도 비싼데 어쩌라고.....

총각때 이모님께서 주신 강아지 넙죽이는 순하였지만 이동할때면 벌도 천막도 모두 트럭에 실린 낯선 상황이 불안한지 주인의 손에 잡히지않아 애를 많이 태웠다
그렇잖으면 너 떼어놓고 간다!

신혼초에 남한산성의 도토리묵집에서 끈질기게 졸라 산 하얀색 발발이는 나보다 마눌과 더 정이 들었는데 아카시아 철 이동중에 커다란 개에게 물려 중상을 입고 인연이 끊어졌다
미안하다는 말한마디 없는 개주인도 야속하였지만 주인의 품보다 한사코 나가서 죽으려하는 녀석도 야속하였다
색시도 울고 나도울고.....

주인의 차에 치어 다리가 부스러진 강아지 한마리
평생 절름거릴거라는 생각은 아무것도 해주지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1주일만에 멀쩡해서 뛰어다니는 것을 보고 착각이었다는 것을 알았다

교육때문에 외박하던 그저께 밤에 마눌에게서 전화는
아래 용인댁이 머리가 잘린 닭을 들고 쫓아와 벌써 4마리째 이렇게 닭이 죽었는데 이제서야 범인을 찾았다며 못난이랑 같이 키우고 있는 우리집 흰색 발발이의 짓이라며 항의를 하니 그거 없애야겠다고 한다
봄에 사다놓은 병아리에게 그녀석이 하던짓을 보았기에 의심의 여지없이 결정을 내려야했다
낯선 들판에서 쭈뼛쭈뼛하는 그녀석을 백미러로 보며 돌아올수 밖에.....

만약 집을 찾아온다면?
너무 작아 개장수도 안가져가고
방법은 하나밖에 없으니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랄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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