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꼬꼬들의 세상 > 사진게시판

꼬꼬들의 세상

작성자
벌집아씨
등록일
2012-06-20 10:28:42
조회수
3,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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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신랑 늘 노래부르듯 꼬꼬란넘들 이름하여 닭들을 봄에 사왔습니다

병아리와 중닭을 사다 키우자고해도 한고집하는 울신랑은 유정란을 먹어야한다며 양계장에서 파는

폐계닭 직전에것을 사왔습니다

와~~ 정말 정 안가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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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그마한 상자에 갇혀서 산 닭들은 여기저기 털이 빠져있고 목을보면 닭이라기보다는 타조를 연상하게 만듭니다

그러니 당연 이녀석들 나의 관심을 갖기 힘들지요

우리집에 입성한 다음날 아침 울신랑 밥먹으라고 아무리 불러도 오지않더니

이녀석들 올때부터 우리집 흰둥이 혀를 돌리며 군침을 흘리더니 밤사이에 열마리정도를 물어놓았습니다

그날 흰둥이는 아마도 울신랑한테 혼줄이 났을지도 아님 매를 맞았을지도 모르겟습니다

아무리봐도 정안가더만 울신랑은 그날부터 시간만 나면 닭장에서 오질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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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 한쪽에 자리한 닭장 밭에선 보리들의 새싹이 자라나고 닭들은 겁도없이 어느날부터 망을 들치고

마당으로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집에서 병아리때부터 키운 닭든은 사람만 보면 도망가고 동작이 빠른데 이녀석들은 그냥 갇혀서

주는 먹이만 먹던 녀석들이라 사람도 무서워않고 발로차면 몇발자국 가서 다시 돌아오고

사람만 보면 어찌나 쫒아다니는지 발에걸려 다니기 힘들정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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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날보니 울신랑 뒤를 닭 30여마리가 줄서서 따라가고 있습니다

울신랑이 가는쪽으로 한없이

어느날 집에 젊은 아줌마가 방문했는데 그 아줌마뒤를 닭들이 줄서서 따라오자 무서워 벌벌거리며

꼼짝을 못하고 서서 불러댑니다

그모습을보고 웃을수도 없고 그분은 그순간 무서웠을텐데

"정우아빠 당신 쫄병들좀 마당에 못 올라오게 해"

"멍청하게 생겨가지고 발로차도 도망도 안가"

"저녀석들 차광망을 처놓았는데도 어떻게 나오나 몰라"

정신없이 일하는데 걸리적거리면 냅다 발길질을 해보지만 발길질한 내발이 민망할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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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신랑이 벌을 보면 거기서 숫벌 애벌레가 나오는것을 알고서 그것을 먹기위해 줄줄이 따라 다니더니

얼마 안되어 예전에 닭들 모습은 어디가고 빤질빤질 이쁘게 털들이 났습니다

사료먹고 쪘던 살과 안좋은 성분들을 다 빼낸다음 알 받아먹는다고 우리집 온후로 사료 구경도 못해

알 껍질은 얇고 계란은 울퉁불퉁 그렇게 얼마가 지난후부터 겉보리며 현미쌀등과함께

파랗게 올라와 이쁘게 영글어갈 보리는 이 녀석들의 먹이가되고 놀이터가 되었습니다

울신랑 하루가 멀다하고 와서 보고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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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엄마 닭들이 보리 반도 더 먹었어. 정우엄마 닭들이 보리밭에다 알을 낳아서 보물찾기를 해야해"

그렇게 울신랑 한참씩 돌아다녀 숨겨놓은 계란들을 찾아오기 시작하는데 줄기차게 사다먹던 계란이

먹기 싫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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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끼니마다 계란을 먹어대던 막둥이가 없으니 줄어들지를 않습니다

때론 우리집 흰둥이도 먹고 이웃집도 주고 집에 오시는 고객분들에게 즐거움을 주기 시작했지요

물론 로얄제리하냐고 하루 두끼를 먹는 울신랑 심심하면 계란을 쩌먹고 있지요

며칠전에도 부부가 복분자즙과 오디즙을 구매하러 오셨는데 울신랑과 함께 셋이서 보리밭을 뒤져가며

계란을 찾아갖고 가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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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아돌던 계란도 이젠 모두 처리가되어 그나마 얼마나 다행인지

깨지지않으면 택배보낼때마다 상자속에 넣어 보내면 얼마나 좋을까 ? 하는 생각만할뿐

얼마전엔 울신랑 그럽니다

"정우엄마 한넘이 알 품고있어"

항아리 옆에가지 수십개의 알이 두곳이나 있는데 한곳에것은 꺼내왔는데 한곳에것은 품고있어

그냥 두고 왔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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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본성이란것이 남아있는 녀석인가 봅니다

가끔 닭을 키우는 분들 수십개 품어 한두마리 병아리가 나올때가 있다고하긴 하던데

우신랑 안타까워 그럽니다

에고~~ 품고있으니 못품게할수도 없고 결국 저녀석 실망할텐데.......얼마나 실망이 클까?

참나~~~ 나는 그 계란 다 골아버리겠네...하는 생각을 햇는데 순간 무안한 생각이 듭니다

몇일전 먹이를 주러가던 울신랑 혼자  키득거리며 그럽니다

"이게 모다냐~~~"

무언가 주워 가져다 보여주는 신랑 손에는 계란은 계란인데 껍질이 딱딱하게 굳지않은 얇은 막의

계란이 들려있었습니다

태줄처럼 줄이 달려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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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밑빠진것 아녀"

언젠가 닭이 2층까지 올라와 응가를 해놓았기에 내려쫒으려니 이리 피하고 저리피하며 안내려가기에

결국 2층에서 아래로 내려쫒았더니 사뿐이 내려앉아 어이없었습니다

저녁에 울신랑한테 그소리를 했더니 알집 터졌겠다 그럽니다

그 계란을 보면서 "당신이 말한 알집이 터진거 아녀" 했더니 그러게 합니다

예전에 병아리때부터 키운 녀석들은 우리집 보리수를  점프까지 해가면서 몽땅 따먹었더만

이녀석들은 주어도 안먹는것을 보니 어렷을때부터 먹은 음식들이 사람뿐 아니라 닭들한테도

영향이있는것은 아닌가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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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당에서 주운 미완성된 계란 먹는 흰둥이)

숫넘 오골계 한마리가 많은 여인들을 거닐고  매일 큰소리를 칩니다

새벽2시에도 심심치찮게 울어대는 숫넘~~ 누가 지마눌 그시간에 건들기라도 할까 그러는지

2틀전  저녁에 커다란 박스에 구멍 숭숭 뚫린 상자가 마당에 나뒹굴고 있습니다

순간 울신랑 또 어떤넘들 사왔구나. 하는 생각을 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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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로얄제리 끝나갈 무렵 충판을 찾는 신랑한테 보리수한입 따다 주면서 묻습니다

"당신 저 상자에 모 사왔어?" 못들은척 합니다

다시한번 크게 묻습니다. 역시나 땅청하며 다른소리만 합니다

" 언능 이실직고혀"

고개숙이고 벌만 보면서 웃음참느냐 숨넘어가게 생겼습니다

" 숫넘 사왔어?"

"병아리랑 중닭이랑 몇마리 사왔어"

어쩐지 지값에 돈있는걸 봤는데 스티커 찾으러 가면서 돈을 달라고 하더라~~~

털빠진 닭도 좋고 병아리도 좋고 다 좋다 이겁니다

제발 울신랑 요상한 소리만 안냈으면 좋겠습니다

하루는 배곱을 쥐고 웃으며 그럽니다

"닭들이 내가 이상한 소리를 내면 무서워 다 숨어"

"당신 목소리가 큰거 이제 알겠어?"

"아녀. 못듣던 소리들으면 무서워하는것 같애"

그러더니 그날부터 낮이나 새벽이나 꼬~~~~~~~~~~~~~꼬하며 괴상한 소리내며 닭들을 놀려주는데

새벽에 눈뜨기가 무섭게 들어야하는 그 소리는 정말 기분 나쁩니다

하지말라고해도 자꾸해대니 ~~~~~ 서방님아 제발 부탁인데 그것좀 하지말오

앞으로 또 어떤일들이 벌어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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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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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수님의 댓글

박성수
작성일
제가 제일 부러워 하는것...시골에서 닭 키우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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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마눌이 제가 찍어놓은 사진으로 생색내는군요~
시골생활의 완성이 닭키우는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물찌꺼기를 비롯하여 주방에서 나오는것은 못먹는것이 없고 소화시키지못하는 것이 없어요
뭐 심지어 모래까지도 먹는것이 닭이니....
그 모든것을 처치해주고 계란을 주는 귀여운 닭~!
그런데 요즘 먹이조달을 못해서 배합사료를 일부주고 있네요
안주면 계란을 적게낳고 껍질이 너무 얇아 깨지기도합니다
그래도 산란계 사료는 성장촉진제가없으니 조금 낫기는 합니다만 아직은 제가 하고싶은 대로 못하고 있으니 조금은 불만족입니다

알을 품고있는 닭이 1주일도 훨씬 넘은것같은데 굼뱅이도 뒹구는 재주는 있다고 이넘의 정신력이 참 대단하군요. 2~3일에 한번씩 나와서 먹이를 먹기는 하지만 언제나오는지 알수가 없어 챙겨주기가 어려운데...저 많은 암탉에 수탉은 한마리 뿐이라서 과연 병아리를 볼수 있을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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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기님의 댓글

이건기
작성일
대나무 모이통이 멋집니다. 아이디어가 좋네요.
보리밭에 한마리씩 보이는 달구들이 보기 좋네요.
보리가 익어서 떨어지면 달구들이 잔치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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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왕대나무를 켜서 먹이통은 물론 물통으로 쓰니 참 좋더군요~
보리는 이미 쟤들의 뱃속으로 들어가서 다시 땅으로 되돌아간지 오래랍니다
떨어지기 전에 서있는 것을 펄쩍펄쩍 뛰어서 모조리 쪼아먹어버렸어요
너무 가물어서 뽕나무아래 풀들이 누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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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필님의 댓글

임재필
작성일
알 품고 있는 암닭에게 유정란이라도 사서 넣어주면 잘하면 부화가 되지 않을까요?
저 어렸을때 닭기르면 알품고 있는놈 있으면 다른놈이 낳은 알도 더 넣어주곤 했지요.^^
병아리 많이 나오라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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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영자님의 댓글

운영자
작성일
어미품안에서 밖으로 나온채 며칠이 지난 계란을 가망이 없을것같아 흰둥이에게 주었더니 핏줄이 보이는것이 전부 무정란은 아니었습니다
이젠 이도저도 못하고 그냥 지켜보고만 있어야겠어요
오늘도 나와서 모이먹고 다시 들어가 앉았습니다. 포기란것을 모르는 넘이니
누가 닭대가리라 했나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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